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연극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어 무척 감격스럽습니다. 평생을 무대 위에서 살아온 배우로서, 저는 연극이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우리 인류의 삶과 함께 흐르는 거대한 강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연극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표현 방식입니다.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의 기쁨과 슬픔, 갈등과 화해, 희망과 절망을 담아내며 우리와 함께해 왔습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며,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용히 일깨워주는 목소리입니다.
연극은 공동체의 예술입니다. 한 사람의 재능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와 연출가, 스태프, 그리고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갑니다.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연극이 있는 사회는 타인의 삶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이며, 대화와 화합이 있는 사회입니다.
또한, 연극은 인간의 상상력을 가장 순수한 형태로 구현하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 바다도 되고, 하늘도 되며, 한 사람의 이야기가 온 인류의 이야기가 됩니다. 그 작은 공간에서 우리는 끝없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실을 넘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습니다.
이제 43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연극제는 우리 연극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앞으로 나아갈 길을 밝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이 축제가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연극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모여 삶을 나누고,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무대 위에서, 그리고 무대 밖에서 연극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모든 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연극이 우리 삶의 빛이 되고,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인천 명예대회장│전무송